본문 바로가기

아동발달

생후 18~24개월 아기의 발달 과정: 언어와 자율성이 폭발하는 시기

이제 아기는 돌을 지나 어느새 두 살을 향해 가고 있다.

부모는 놀라운 속도로 늘어나는 말, 높아지는 에너지, 강해지는 고집에 감탄하면서도 당황하곤 한다. “말이 하루가 다르게 는다”, “갑자기 혼자 뭐든 하려 든다”, “화를 내는 방식이 달라졌다”는 표현은 생후 18~24개월 아이의 발달을 잘 보여주는 말들이다.

18~24개월은 아이의 발달에 있어 ‘자율성의 폭발기’다. 이 시기에는 언어 발달, 인지 능력의 확장, 운동 능력의 정교화,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주도성의 뚜렷한 표현이 나타난다. 이제 아기는 단순히 보호받는 존재가 아니라,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의사를 표현하는 독립적인 개체로 성장해나가고 있다. 이 글에서는 이 시기 아기의 주요 발달 과정을 신체, 언어, 인지, 사회·정서 영역으로 나눠 정리하고, 부모가 유의해야 할 관찰 포인트와 자극 방법도 함께 제시하겠다.


1) 대근육 발달: 움직임의 정교함이 생기다

  • 18개월 전후: 대부분의 아기들은 혼자 걷는 것이 안정적으로 가능해진다. 뒤뚱거리던 걸음걸이가 점점 균형 잡히고, 목적지까지 스스로 걸어간다.
  • 20개월쯤: 낮은 계단을 기어오르거나 한 발씩 오르기, 공을 앞으로 차기, 빠르게 걷기 또는 짧게 뛰기 등의 복잡한 동작이 가능해진다.
  • 24개월: 아이는 계단을 난간 잡고 오르내리거나, 의도적으로 방향을 바꾸며 걷기, 몸을 낮추었다가 다시 일어나는 동작도 능숙하게 한다.

이 시기의 운동 능력은 탐색, 놀이, 자율성 발휘의 물리적 기반이 되며, 다양한 신체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건전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.


생후 18~24개월 아기의 발달 과정: 언어와 자율성이 폭발하는 시기

 

2) 소근육 발달: 두 손의 정밀 조작 능력 강화

  • 18개월: 아이는 스푼을 이용해 음식을 떠먹으려는 시도를 자주 한다. 아직은 흘릴 수 있지만, 손 조작이 섬세해지면서 사용 능력이 향상된다.
  • 20~24개월: 블록을 수직으로 4~6개까지 쌓기, 간단한 퍼즐 맞추기, 단추 큰 옷의 여닫기, 크레용이나 색연필로 낙서하기손의 정교한 움직임이 증가한다.

또한 손과 눈의 협응력이 더 발달해, 구멍에 끼우기, 끈을 넣기 등의 복잡한 조작도 가능해진다. 부모는 다양한 손 놀이와 미술 놀이를 통해 소근육 발달을 촉진해줄 수 있다.


3) 언어 발달: 단어 폭발기

  • 18개월 전후: 아기의 어휘는 평균적으로 10~50개 정도로 늘어나고, 이름 부르면 “응” 하거나 “아니” 같은 부정어도 사용한다.
  • 20~24개월: 아이는 하루에도 몇 개씩 단어를 새로 익히고 말하려고 시도한다. 이 시기를 흔히 “단어 폭발기(word spurt)”라고 부르며, 2단어 문장(예: “물 줘”, “엄마 가”)도 자연스럽게 나온다.
  • 또한 자신의 이름을 인식하고 부르면 반응하며, 주변 사물의 이름과 간단한 지시어(“이거 줘”, “앉아”)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진다.

부모는 이 시기에 단순하고 반복적인 문장, 아이의 말에 반응해주는 피드백, 책 읽어주기 등을 통해 언어 자극을 풍부하게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.


4) 인지 발달: 문제 해결 능력과 상징 놀이의 시작

  • 아기는 이제 단순히 반복이 아닌, 목적 있는 행동을 하며 ‘결과’를 기대한다. 예를 들어, 버튼을 누르면 불이 켜진다는 것을 기억하고, 계속 반복해보기도 한다.
  • 상징적 놀이(예: 인형 밥 먹이기, 전화기로 말하는 척, 곰인형을 눕히는 행동 등)가 나타나며, 이는 인지와 감정 표현, 언어 발달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.
  • 사물의 기능과 개념을 이해하고, 이를 실생활 놀이로 확장하려는 시도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. 부모는 다양한 역할놀이 자극을 제공하며 아이의 상상력과 사고력을 지지해줘야 한다.

5) 정서·사회성 발달: 자율성과 고집이 시작되는 시기

  • 자기주장이 뚜렷해진다. “내가 할래”, “싫어”, “아니야” 등의 표현이 많아지고, 옷 입기, 신발 신기 등 모든 일에 “혼자!”라고 외친다.
  • 정서적으로는 여전히 부모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지만, 동시에 “나”라는 존재를 구분하고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해진다. 이 과정에서 분노, 떼쓰기, 울음 폭발도 흔하다.
  •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점차 늘어나며, 또래에 대한 관심도 증가한다. 다만 아직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하기 때문에 장난감을 나누거나 기다리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.

이 시기 아이의 고집과 감정 기복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의 일부이며, 부모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고, 안정적인 반응으로 수용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.


부모가 유의해야 할 점과 자극 방법

관찰 체크리스트:

  • 아이가 걷거나 뛸 때 중심을 잘 잡는가?
  • 최소 10~20개의 단어를 이해하거나 말하는가?
  • 간단한 지시어(“안아줘”, “이리 와”)를 이해하는가?
  • 모방 행동이나 상징 놀이를 시도하는가?
  • 간단한 블록 쌓기나 끼우기 활동을 즐기는가?

자극 방법:

  • 짧은 문장으로 말 걸기 + 반복적인 문장 구조 사용
  • 혼자 걸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에서 신체 활동 유도
  • 역할 놀이(인형 목욕시키기, 부엌놀이 등) 제공
  • 감정 표현을 언어로 도와주기(“화났구나”, “속상했구나”)

두 살은 고비가 아닌 기회

생후 18~24개월은 “미운 두 살”이라는 말로 불리기도 하지만, 실상은 아이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찬란한 시기다.

걷고, 말하고, 혼자 하려 하고, 감정을 표현하는 이 모든 변화는 건강한 발달의 증거이며, 그만큼 아이는 자기만의 세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는 뜻이다.

부모는 이 시기를 통제하거나 억제하기보다는, 이해하고 지지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. 실수도 포용하고, 시도는 응원하며, 사랑은 조건 없이 표현해주는 부모의 태도가 아이에게 가장 큰 안정감과 자신감을 준다.